프로젝트 배경: 일회용 파우치의 환경 문제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샴푸·린스·바디워시·세제 등 FMCG(생활화학제품)를 소량 포장한 ‘일회용 파우치(sachet)’가 일상적으로 사용된다. 이 파우치는 경량·저비용이지만, 재활용이 불가능한 다층 플라스틱으로 제조되어 처리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에서 곧바로 환경부담으로 전이된다.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률은 10% 미만에 불과하며, 필리핀 기업들이 하루에 배출하는 파우치만 해도 약 1억 6,400만 개에 달한다.

또한 필리핀은 연간 2.7백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발생시키고 그중 상당량이 해양으로 유입되어 해양생태계와 어업·관광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 이처럼 단기적 편의를 위한 포장 방식은 장기적 환경·경제·사회적 비용을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구체적 실행: 1,200곳 슈퍼 리필 전환 전략

그린피스 필리핀은 ‘Kuha sa Tingi(꾸하 사 띵이)’ 프로젝트를 통해 1,200곳 이상의 ‘사리사리 스토어(동네 슈퍼)’와 제휴하여 기존 일회용 파우치 판매 구조를 점진적으로 리필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1. 리필 디스펜서 설치: 각 매장에 대용량 벌크(bulk) 리필용 디스펜서를 배치
  2. 상품 가격 차별화: 리필 제품 가격을 기존 파우치 대비 평균 50% 수준으로 책정
  3. 상인 교육 및 인센티브: 리필 운영 매뉴얼 제공, 매출 증대 시 점포별 리베이트 제공
  4. 소비자 홍보 캠페인: 장바구니·텀블러 이용 장려, 전단지 배포 및 소셜 미디어 연계

이 전략을 통해 매장의 재고관리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소비자·상인이 모두 비용·편의를 체감하도록 설계되었다.


성과 분석: 소비자·상인·환경적 효과 데이터

6~8주간 40개 매장에서 진행된 파일럿 기간 동안 총 56,504개의 일회용 파우치가 리필 제품으로 완전 대체되었다. 소비자들은 리필 시 평균 2배 이상의 비용 절감을 경험했으며, 매장주는 **약 15%**의 매출 상승 효과를 누렸다.

구분기존 파우치리필 제품절감·증대 효과
단가(원)10,000원5,000원소비자 비용 50% 절감
폐기 파우치 개수56,504개일회용 폐기물 완전 절감
매장 수익률10%11.5%매장 수익률 1.5%p 증가

위 표를 통해 볼 때, 리필 시스템은 소규모 상인의 경제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모듈러형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정책 및 지원 방안

장기적 운영 안정화를 위해선 다음과 같은 제도·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 대용량 벌크 제품 생산 확대: 저렴한 단가로 대량 생산 가능한 포장비 축소형 벌크 상품 개발
  • 온라인·오프라인 주문 시스템 구축: 중앙 물류 허브와 연계한 자동화 발주·재고 관리 시스템
  • 영세 상인 전환 지원금: 리필 디스펜서 설치비·관리비 보조금 지급
  • 지자체·NGO 협력 매뉴얼: 지자체와 NGO가 협력하여 리필샵 인증·모니터링 체계 마련
  • 교육 프로그램: 소비자 인식 개선과 상인 운영 역량 강화를 위한 정기 워크숍

이러한 지원책이 마련되면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은 완화되고, 대규모 확산을 위한 기반이 구축될 것이다.


글로벌 동향 및 향후 전망

동남아 및 남아시아 지역에서 유사 프로젝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인도·베트남 등지에서도 지역 NGO·지자체 주도로 리필 스테이션을 확대 중이며,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 판매의 50%를 리필·재사용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기업·정부 목표를 설정한 곳도 늘고 있다.

글로벌 FMCG 기업들도 다층 플라스틱 포장을 단일 재질로 전환하거나, 2025년까지 전 세계 매장의 20%에 리필 스테이션을 설치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소비자들의 친환경 포장 수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앞으로 정책·산업·소비자가 삼위일체로 협력할 때, 일회용 플라스틱 제로(Zero) 사회로의 전환이 현실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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