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의 개념과 등장 배경

제로웨이스트

폐기물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뜻의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는 이미 여러 국제 환경기구와 각국 정부가 주목하고 있는 핵심 환경 운동이다. 일상에서 쓰레기를 전혀 만들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실질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지만, 갈수록 급증하는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극단적 실천 철학이 점차 확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2025년 현재,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사용 급증이 초래하는 해양 오염, 토양 오염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제로웨이스트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중 재활용률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이지만(출처: 환경부, 2025, https://www.me.go.kr), 여전히 재활용이 불가능하거나 매립·소각해야 하는 쓰레기의 총량이 방대한 수준이다. 일회용 컵, 포장재, 일회용 비닐봉지의 사용량 증가는 개인 단위 노력이 없이는 줄이기 어렵다는 난제가 있다. 또한, 세계 각국이 배출하는 폐기물의 상당수는 가난한 국가로 수출되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방치되는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는 이러한 복합적 상황에 대한 대안으로, 개인의 생활 습관과 기업·정부 정책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폐기물 발생을 원천적으로 줄이기 위한 전략이자 문화 운동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현재 제로웨이스트 운동은 재활용이나 재사용보다 “필요 이상의 물건을 만들지 않고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에 더 무게를 둔다. 이는 소위 ‘소비 지양’을 통한 ‘자원 순환 극대화’라는 관점을 지니며, 때로는 불편함과 직결될 수 있어 일반 대중의 빠른 수용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을 우선순위에 두고 소비 행태를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교육 분야, 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 지방자치단체의 환경 프로그램 등에서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제로웨이스트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사회 전반에서 필수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사항이 되었다는 점은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바이다.


최신 통계로 본 국내외 제로웨이스트 동향

국내외 환경정책이 강화되고 소비자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제로웨이스트 운동의 확산 속도도 빨라졌다. 한국환경공단이 2024년 발표한 자료(출처: 한국환경공단, 2024, https://www.keco.or.kr)에 따르면, 2019년 이후로 국내 재사용시장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동시에 일회용품 사용량은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일부 대형마트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일회용컵 사용을 제한하고, 개인 텀블러나 다회용기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유럽연합(EU)이 플라스틱 빨대, 일회용 식기류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국가 차원에서 제로웨이스트 도시를 선포한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또한 대형 유통망에서의 비닐봉지 사용 규제를 대폭 강화해, 현지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는 reusable bag을 별도로 유상 판매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이러한 흐름을 수치로 살펴보면 변화 양상이 더욱 분명해진다. 아래의 표는 국내 재활용 비율, 일회용품 사용량, 재사용 시장규모 변화 추이를 집계한 것이다(가상 수치 예시).

연도재활용 비율(%)일회용품 사용량(톤)재사용 시장규모(억 원)
201948.53,200,0001,200
202049.23,100,0001,450
202150.33,050,0001,600
202252.12,900,0001,780
202354.82,800,0002,000

표에서 알 수 있듯, 재활용 비율은 2019년 48.5%에서 2023년에는 54.8%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일회용품 사용량은 3,200,000톤에서 2,800,000톤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재사용 시장규모가 2019년 1,200억 원에서 2023년 2,000억 원으로 크게 성장한 점은, 제로웨이스트를 추구하는 소비자와 기업이 함께 늘어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단지 환경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실제로 최근에는 제로웨이스트 전문점, 온라인 리필 플랫폼 등 관련 스타트업이 다수 등장하며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 동향은 제도와 소비 문화의 변화가 합쳐져 제로웨이스트가 확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정부 차원의 강력한 제도적 뒷받침과 대중의 높은 참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일회용품 규제만 강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용 후 분리배출, 재활용 인프라 확충, 생분해성 소재 연구개발 지원 등 복합적인 방안이 함께 수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망원동 ‘알맹상점’ 사례 분석

최근 서울시50플러스 북부캠퍼스의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활동 과정’ 강좌 수강생들이 망원동에 위치한 『알맹상점』을 방문한 사례는 지역사회에서 제로웨이스트가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본 방문(2025년 6월 기준)은 ‘현장 체험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으며, 실제 매장에서 친환경 생활용품을 직접 확인하고 구매해보는 과정을 통해 제로웨이스트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취지로 이뤄졌다.

『알맹상점』은 일회용품 대신 재사용 가능한 ‘그랩 백’이나 쓰고 싶은 만큼 무게를 달아서 구매하는 ‘소분 판매’ 방식을 도입해, 고객이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도록 독려한다. 세제나 폼클렌징 같은 액체류도 원하는 만큼 펌프로 덜어 살 수 있어, 사소하게나마 포장재로 인한 폐기물을 줄이기 용이하다. 특히 “사용 후 나오는 쓰레기를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이곳에 방문한 수강생들은 일상생활에서 습관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간판이 눈에 잘 띄지 않을 정도로 작은 가게 규모였지만, 내부에는 고체치약, 종이 치실, 생분해성 화분 등 흥미로운 제품들이 많았다.

체험 당일, 수강생들은 각자 집에서 모아온 양파망·플라스틱 병뚜껑 등을 활용해 새로운 용도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사용한 병뚜껑을 재가공해 치약 짜개처럼 활용도 높은 굿즈를 생산하거나, 양파망을 손지갑으로 재탄생시키는 등의 예시는 “버려야 할 쓰레기”가 아니라 “재탄생될 자원”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고금숙 대표는 “불필요한 물건을 사지 않고, 거절하며,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적극 찾아보는 작은 변화만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알맹이 프로젝트’와도 일맥상통하는데, 포장재를 제거한 ‘껍데기 없는 판매’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앞서 제시된 통계를 고려했을 때, 이러한 지역 밀착형 매장이 전국적으로 증가한다면 재사용 시장이 확장되고 일회용품 생산량이 더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아가 대형 유통망과 협력하여 소분 판매와 재활용 캠페인을 활성화하면, 소비자 또한 편리하게 친환경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이처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환경 보호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대중에게 알리고, 궁극적으로 제로웨이스트 문화 정착에 기여할 수 있다.


제로웨이스트 실천의 도전과 개선 방안

제로웨이스트가 화두가 되면서 다양한 실천 사례와 캠페인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몇 가지 난제도 존재한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소비자들의 불편함이다. 일회용 포장재나 비닐봉지 사용이 습관화된 상태에서 이를 모두 거절하고 재활용 용기를 갖고 다니는 것은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무게를 달아서 물건을 구매하거나, 집에서 병뚜껑·용기 등을 모아가야 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시간이 소요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나 일부 소규모 가게는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널리 알리고 실천하는 데 집중하며, 다양한 이벤트와 SNS 캠페인으로 대중 참여를 독려한다.

둘째로, 포장재를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대형 유통업체와의 협력이 쉽지 않다는 점이 지적된다. 수익성이나 유통 과정의 안정성을 위해 많은 기업이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스티로폼 박스 등을 여전히 포기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ESG 경영 트렌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기업들도 점차 환경 보호와 장기적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재설계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예컨대, 유럽의 대형 유통망에서는 일부 품목에 대해 재활용 포장재, 다회용기를 활용한 택배 서비스, 회수 보증금 제도 등을 도입해 반응을 살피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지자체 차원의 지원 방안과 시민·소비자 간의 인식 수준 차이가 존재한다. 대도시 지역에서는 비교적 제로웨이스트 매장이나 리필스테이션 등을 접하기 쉽지만, 중소도시나 농촌 지역은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실천이 어렵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인센티브 제도, 예를 들어 제로웨이스트 매장 개설 지원금이나 다회용기 세척 인프라 확대, 중고품 리사이클 센터 운영 같은 복합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종합하면,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편의성과 경제성을 높이는 혁신적 방법이 지속적으로 모색되어야 한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정부·기업의 제도적, 재정적 지원이 조화를 이룰 때, 폐기물 감축 효과가 장기적으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정책과 기업의 협력 방향

전문가들은 제로웨이스트 확산을 위해서는 정부 정책과 기업 측의 적극적인 협력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정부가 일회용품의 부가세나 환경부담금을 높이면서, 동시에 재사용 제품에는 세금 감면이나 지원금을 마련한다면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친환경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초·중·고등 교육 과정에서 제로웨이스트를 비롯한 환경교육을 강화해 어린 시절부터 올바른 자원 활용 습관을 기르는 것도 장기적으로 중요한 방안이다.

기업 차원에서는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커지는 만큼,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노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투자자들도 기업의 지속가능성 지표를 투자 결정의 핵심 요소로 평가하기 시작하면서,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자신들의 제품 포장재, 유통 과정, 사내 문화에 환경친화적 요소를 도입하고 있다. 일회용품 대신 리필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생분해성 소재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재활용 기술과 연계한 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제로웨이스트 매장과 대형마트, 온라인 플랫폼이 결합해 상생 모델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예컨대 망원동의 『알맹상점』과 같은 곳을 지역 거점으로 삼고, 대형마트나 배달 플랫폼이 “친환경 배송 옵션”을 두거나 “제로웨이스트 전용 상품군”을 별도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포장지 회수 시스템을 강화해 재사용률을 높이면, 소비자들도 환경보호에 기여한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방식은 장기적으로 폐기물 처리 비용을 절감하고 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어, 기업과 지역사회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

결론적으로, 제로웨이스트는 단순히 “쓰레기를 덜 버리는 운동”이 아니라, 생산에서 소비·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전체 과정에서 효율과 책임을 높이는 사회적 과제다. 개개인의 생활방식부터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어우러질 때, 거시적으로는 온실가스 감축과 환경보전에 기여하게 된다. 망원동 ‘알맹상점’ 같은 사례가 지역사회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예시로 자리 잡은 것은, 이러한 거시적 변화의 출발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참여와 협력이 이뤄져, 제로웨이스트가 사회 전 영역에 정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