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CBDC 도입 정치적 저항 현황
미국은 중앙은행 디지털통화(CBDC) 도입에 있어 강한 정치적 저항에 직면해 있습니다. 2025년 1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디지털 달러 발행 금지’를 골자로 한 행정명령을 발동했고, 이어 2월에는 미 의회가 연방준비제도(Fed)의 CBDC 발행 자체를 금지하는 법안을 재발의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연준의 독립성 문제, 금융 프라이버시 훼손 우려, 그리고 개인·기업의 익명성 보장 요구 간의 충돌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실제로 미국 내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2%가 디지털 달러가 개인정보 침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기존 현금의 익명성과 거래 자유를 선호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당분간 CBDC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관련 법안 심의와 제도의 틀을 다지는 수준에서 머물 가능성이 크며, 이는 글로벌 CBDC 경쟁에서 상대적 후순위로 밀려날 위험을 암시합니다.
글로벌 CBDC 프로젝트 현황과 비교
전 세계 주요국들은 저마다 다른 전략으로 CBDC를 검토·시행 중입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공식 발행 단계에 진입했고, 다른 국가들은 파일럿 테스트로 한정한 상태입니다. 아래 표는 주요국의 CBDC 프로젝트 현황을 간략히 정리한 것입니다.
국가/지역 | 프로젝트 명칭 | 단계 | 시작 시기 | 발행 규모 |
---|---|---|---|---|
바하마 | Sand Dollar | 상용 발행 | 2020.10 | 총통화의 20% 수준 |
나이지리아 | eNaira | 상용 발행 | 2021.10 | 일평균 10억 달러 |
자메이카 | Jam-DEX | 상용 발행 | 2022.02 | 핵심 도시 중심 운영 |
중국 | e-CNY | 대규모 시범운영 | 2020.04 | 주요 도시 10개 이상 |
유럽연합(EU) | 디지털 유로 | 파일럿 테스트 | 2023.07 | 2단계(소액결제) 집중 |
동카리브중앙은행 | DCash | 상용 발행 | 2021.03 | 8개 회원국 결제망 |
영국 | 테스트 준비 | 연구 단계 | 2024.06 | 연구 예산: 200만 파운드 |
한국 | 디지털 원화 | 연구·파일럿 | 2023.11 | 6대 시범은행 참여 |
위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미국의 ‘거부’ 입장과 대비해 중국·바하마·나이지리아 등은 이미 상용 발행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2023년부터 파일럿을 거쳐 2025년 말까지 디지털 유로 상용화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한국과 일본도 2024년 하반기부터 시범운영을 확대 중입니다. 이는 미국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CBDC 동향을 감지하고, 프라이버시 이슈를 고려한 분산원장 기반 자산(비트코인 등)으로의 관심을 촉발할 수 있는 배경이 됩니다.
CBDC 확산에 따른 프라이버시 우려 분석
CBDC 도입 시 가장 크게 제기되는 문제는 거래 내역의 중앙 집중적 기록으로 인한 개인·기업의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입니다. 현금 거래는 익명성을 보장하지만, CBDC는 중앙은행 또는 지정 대행 기관이 모든 거래 로그를 관리하게 되므로 사용자 식별이 용이해집니다. 예컨대 중국의 e-CNY 시범운영 결과, 2024년 말 기준 총 거래 건수 약 1억 건 중 85%가 디지털 월렛 간 소액 송금이었으나, 거래 당 평균 추적 가능 내역이 12개 필드(발신자, 수신자, 금액, 일시, 위치 등)에 달하면서 개인정보 보호 이슈가 두드러졌습니다.
이러한 데이터 집적은 테러자금조달 방지나 탈세 차단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합법적 소액 송금에 대한 과도한 감시 우려를 불러옵니다. 결과적으로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사용자들은 ‘회피 수요’ 형태로 탈중앙화된 암호화폐로 시선을 돌릴 가능성이 있으며, 이 점이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통화적 특성과 한계
비트코인은 총 발행량이 2,100만 개로 한정되어 있어 금과 유사한 희소성 기반의 가치 저장 수단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통화로서의 기능, 즉 교환 매개체와 가치 척도로서 본연의 역할에는 여전히 해소해야 할 기술적 제약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거래 처리 속도는 블록당 평균 10분이며, 거래 한 건당 수수료가 네트워크 혼잡도에 따라 0.5~5달러까지 상승합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 같은 2차 레이어 기술로 속도 개선과 수수료 절감을 꾀하고 있으나, 2025년 6월 기준 일평균 라이트닝 네트워크 경로수는 전체 노드의 30%에 불과해 아직 현금 수준의 즉시성·저비용성을 구현하기에는 부족합니다. 또한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공개 원장 특성상 ‘반(反)프라이버시적 요소’를 완전히 상쇄하지 못해, 익명성과 완전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CBDC 회피용 대안으로서 부분적 역할은 가능하나, 전통 통화의 대체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기술 발전과 정책적 수용이 필요합니다.
투자 관점에서 바라본 CBDC-비트코인 관계
전문가들은 CBDC 확산으로 인한 비트코인 매수 심리가 일시적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이를 장기 투자 판단의 핵심 요인으로 삼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디지털 위안 시범서비스 확장 발표(3월)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10%가량 급등했으나, 이내 전통 시장과 연동된 조정 압력으로 다시 5%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포지션을 ‘보유 기반’으로 유지하면서, CBDC·프라이버시 이슈를 보조적 추세로 해석하는 전략이 바람직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5~15% 범위 내에서 비트코인을 배분하고, CBDC 관련 주요 정책 발표(법안 통과, 시범서비스 확대 등) 시점에 단기 리밸런싱을 고려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이와 함께 온체인 지표(On-chain analytics), 라이트닝 네트워크 활성도, 글로벌 CBDC 파일럿 참여국 수 등 데이터 기반 지표를 모니터링하며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