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1. 온실가스 증가와 사회적 영향

지구 평균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사회적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다시금 체감하고 있다. 특히 2023년~2024년에 발표된 여러 연구 보고서는 기후 변화가 단순히 자연 환경만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경제 전반에도 큰 파급 효과를 미친다고 분석한다. 예를 들어,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6차 평가보고서[출처: IPCC 공식 웹사이트 (http://www.ipcc.ch)]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금처럼 방치할 경우 2050년 무렵 한국을 포함한 중위도 지역에서 ‘폭염’ 빈도가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는 본문에서 언급된 것처럼, 50년 뒤 서울이 여름철 기온을 거의 연중 절반 이상 경험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전 세계 인구의 약 3분의 1이 사하라 사막과 유사한 불볕더위 속에서 살아가게 될 수 있다는 결과와 맥을 같이한다.

이러한 기후적 변화는 이제 우리 사회가 단순히 기후 위기에 ‘관심’을 가지는 단계를 넘어, 본격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로 만들고 있다. 극단적 기상 상황은 공공 인프라, 주거 환경, 일자리, 의료 체계 등 다양한 분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도시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력 공급 안정성이나 냉방비 상승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문제는 특정 국가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지구촌 전체가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전 지구적 과제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와 같은 위기의식 속에서 정부·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의 역할 또한 부각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폭염, 가뭄, 집중호우처럼 ‘기후 재난’이라 불릴 만한 현상이 일상화되면서, 사람들이 체감하는 위험 수준은 훨씬 높아졌다. 그 결과 생활 전반에서 자발적으로 탄소 발자국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거창한 제도나 전 지구적 합의를 필요로 하는 일로 인식되었던 ‘기후변화 대응’이, 이제는 개인의 일상적인 선택(예: 일회용품 사용 자제, 대중교통 이용 확대 등)으로도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음이 알려지면서, 하나의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이다. 이는 자원과 환경을 불필요하게 낭비하지 않고, 사용 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재활용하여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삶의 방식을 뜻한다. ‘한 명의 완벽한 실천이 아니라, 다수의 꾸준한 실천이 더 큰 변화를 만든다’라는 문장이 상징하듯, 거창한 선언보다 삶 가까이에 자리한 작고 구체적인 실천들을 꾸준히 지향함으로써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제로 웨이스트 운동의 핵심이다. 최근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시기였던 2020년 상반기 플라스틱 폐기물량이 하루 평균 848톤을 기록[출처: 환경부 (https://www.environment.go.kr)]했고, 이는 전년 대비 15.6% 증가한 수치다. 비닐 폐기물도 같은 기간 11.1% 증가하여 하루 평균 951톤에 달했다. 이런 수치적 배경은 제로 웨이스트 실천이 절박함을 넘어 필연적인 과제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2. 제로 웨이스트의 개념과 확산 배경

제로 웨이스트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대중적인 관심을 받은 시점은 2010년대 후반으로 볼 수 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SNS에서 ‘챌린지’ 문화가 확산하면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운동이 전개되었다. 대표적인 예가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 혹은 ‘용기내 챌린지(음식을 포장할 때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습관)’ 등이다. 이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과 성과를 SNS에 인증하고 공유하며 타인에게 동참을 촉구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고, 이러한 확산 과정에서 일반 대중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성공 사례가 늘어났다.

기업이 제공하던 종이 영수증 대신 모바일 영수증을 선택하는 소비자나, 카페에서 플라스틱 빨대 대신 개인 텀블러나 스테인리스 빨대를 사용하는 모습은 이제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적인 풍경이 되었다. 나아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업사이클링(Upcycling) 제품도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널리 환영받고 있다. 이를 통해 쓰레기 축소와 자원 재활용이라는 ‘환경적 가치’와 개성적 디자인이라는 ‘소비자 만족’이 모두 충족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24년 UNEP(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보고서[출처: UNEP 공식 웹사이트 (https://www.unep.org)]에 따르면, 재활용 및 재사용을 강화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을 2030년까지 약 80%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한다. 즉, 개인의 실천이 기업 및 정부의 정책과 맞물릴 때 상당히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더 나아가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 목표 달성을 위해 전 세계 국가들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 중에는 쓰레기 매립지를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를 확대하는 정책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결국 제로 웨이스트의 확산은 단순히 몇몇 환경 애호가들의 취미 활동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지구 생태계의 위기를 인식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모색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배달·포장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포장재나 일회용품 쓰레기의 폭증 문제도 동시에 드러났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지속 가능한 소비’에 대한 관심이 폭넓게 확산되는 중이며, 개인은 물론 기업 차원에서도 개선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3. 다양한 제로 웨이스트 실천 방법

제로 웨이스트 실천은 크게 5단계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는 ‘거절하기(Refuse)’, ‘줄이기(Reduce)’, ‘재사용하기(Reuse)’, ‘재활용하기(Recycle)’, 그리고 ‘썩히기(Rot)’로 정리된다. 이 중 첫 번째 단계인 ‘거절하기’는 불필요한 명함, 빨대, 일회용 컵 등 그동안 ‘공짜’라고 여겨져 습관적으로 받아오던 물품들을 사양함으로써 쓰레기 발생량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이 방법은 제로 웨이스트에 가장 쉽게 입문할 수 있는 방식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작은 결심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두 번째인 ‘줄이기’는 불가피하게 사용하는 물건이라도 사용 빈도나 양을 최소화하는 실천을 말한다. 예를 들어, 배달 음식 주문 시 일회용 수저나 포크를 받지 않는 옵션을 선택하거나, 대형마트에서 장바구니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 이에 해당한다. 환경부는 지난 2021년 일부 마트와 협력해 장바구니 대여 제도를 시범 도입하기도 했는데, 이 정책을 적극 활용하면 일회용 비닐 사용량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다.

세 번째인 ‘재사용하기’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재사용할 수 있는 자원을 찾아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텀블러, 스테인리스 빨대, 다회용 장바구니처럼 한 번 구매하면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이 대표적 예시다. 또한 중고 시장을 통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사고팔며 불필요한 낭비를 방지할 수도 있다.

네 번째인 ‘재활용하기’는 재료의 형태나 기능을 바꾸어 다시 활용하는 ‘업사이클링’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분리배출 습관이다. 재활용 로고가 있는 제품을 무심코 일반 쓰레기 봉투에 넣으면 재활용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분리배출 기준을 숙지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지막인 ‘썩히기’는 음식물 쓰레기나 생분해성 제품을 자연적으로 분해되도록 처리하는 과정을 말한다. 옥수수 전분, 사탕수수 섬유, 천연 펄프 등으로 만든 제품은 매립 시 분해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단순히 소재만 친환경으로 바꾸는 것보다도, 이를 실제로 재활용 가능한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나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예컨대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특정한 조건(온도, 습도 등)에서만 분해되므로, 이를 관리·처리할 수 있는 공공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4. ESG 경영과 제로 웨이스트의 상관관계

제로 웨이스트 확산이 개인의 선택이나 시민 운동 차원을 넘어 기업 경영의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게 된 배경에는 ‘ESG 경영’ 트렌드가 자리한다. ESG란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만 투자자와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고 생존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특히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의 회장 래리 핑크는 기후변화를 고려해 투자 대상을 선정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으며, 이는 전 세계 금융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국제사회에서는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기업들이 청정에너지 투자와 공급망 내 탄소 저감 노력을 가속화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도 파리기후협정 재가입, 청정에너지에 2조 달러 투자 등 기후 관련 공약을 앞세우며 ESG 기조를 공고히 했다.

한국의 대기업들도 이에 발맞추어 ESG 경영을 공식화하고 있다. GS리테일은 무라벨 PB생수를 출시했으며, 친환경 생분해 빨대를 확대 도입하여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려 노력 중이다. 한화그룹은 재생에너지로만 전력을 충당하겠다는 ‘RE100’ 캠페인에 동참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 또한 생산 공정에서 LNG 사용을 확대하여 탈탄소화를 가속화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이러한 흐름은 제로 웨이스트 실천이 기업 차원에서도 ‘이미지 제고용’이 아닌 실질적 생존 전략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다음 표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발표한 ESG 핵심 전략의 예시를 간략히 정리한 것이다. 이는 제로 웨이스트 원칙과 접목될 수 있는 대표적인 활동들도 포함한다.

기업명ESG 중점 영역주요 목표시기
GS리테일환경(플라스틱 저감)무라벨 생수·생분해 빨대 도입2023년~
한화재생에너지RE100 선언,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2024년~
SK이노베이션탈탄소화공정 내 LNG 전환, 탄소중립 목표 수립2023년~
삼성전자공급망 관리지속 가능한 소재 개발, 폐전자제품 회수2025년 목표
LG화학바이오 소재친환경 플라스틱 기술 개발2025년 목표

위 표에서도 알 수 있듯, 기업들은 플라스틱 저감, 재생에너지 전환, 공급망 탈탄소화, 친환경 소재 개발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착한 기업’의 이미지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향후 탄소 규제 강화와 소비자 인식 변화를 대비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판단이다. 소비자가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한다. 실제로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소비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5. 미래 전망과 개인의 참여 방안

제로 웨이스트는 결과적으로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과 친환경 경영이 맞물린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개인이 조금씩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실천에서 시작되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생산 체계, 정부의 정책·규제, 국제 사회의 기후협약 등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되면, 50년 뒤 서울이 연중 절반 이상 여름 기온을 보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 또한 일정 부분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위해 각계에서 다음과 같은 참여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첫째, 정부와 지자체는 재활용 설비 확대와 생분해성 플라스틱 처리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개인과 기업이 손쉽게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도록 정책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기업은 생산 단계부터 지속 가능한 소재를 도입하고, 유통·판매 과정에서도 불필요한 포장을 최소화하는 설계를 고민해야 한다. 셋째, 소비자는 친환경 인증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고,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며, 재사용·재활용 등 구체적인 생활 습관을 지속적으로 실천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제로 웨이스트는 이제 일시적인 캠페인이 아닌, 사회와 시장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장기적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ESG 경영이 확산함에 따라, 특정 기업이나 개인의 선택이 아닌 모든 경제 주체에게 자연스럽게 요구되는 표준이 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과도한 비용’으로 여겨졌던 환경 보호가,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는 사실에 점점 더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물론 제도적 장벽이나 비용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조금씩 역할을 분담하여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해 가는 과정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제로 웨이스트와 ESG가 기업 경영뿐 아니라 국가 정책, 국제 무역 규범, 금융 투자 기준 등 사회 전반에 깊이 녹아들어갈 것으로 예측한다. 이는 단순한 환경 보전 운동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나아갈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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