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뇨리지

시뇨리지의 개념과 역사

시뇨리지란 본래 중세 유럽의 군주(Seignior)가 금속 화폐를 발행하면서 주조 비용보다 높은 액면가를 책정하여 얻은 차익을 의미합니다. 즉, 화폐를 찍어내는 ‘권력 비용’만으로 얻는 이익이 시뇨리지입니다. 이 개념은 이후 근대 국가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에도 적용되었고,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하면서 발생하는 수익이 국가 재정으로 환류되는 구조로 변형되었습니다. 디지털 자산 시대에는 이 시뇨리지 개념이 스테이블코인 논쟁의 핵심으로 부상하였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보유 준비금을 기반으로 코인을 발행할 때, 준비금 운용 수익(예: 국채 수익률)과 코인 이자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 구조가 ‘디지털 시뇨리지’로 불립니다.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규모 및 구조

2025년 6월 말 기준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약 3.43조 달러이며, 이 중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는 규모는 약 2,630억 달러로 전체의 7.65%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2024년 대비 76% 성장해 4월 말 기준 2,249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페깅(f pegging)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국채 등 초단기 채권에 대규모로 자금을 예치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은 준비금 운용 방식과 발행 구조(100% 준비금 담보, 과담보(collateralized), 알고리즘 기반 등)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구분되며, 발행 주체의 신용도·투명성·규제 준수 여부가 시장의 신뢰도를 좌우합니다.


주요 스테이블코인 현황 비교

아래 표는 2025년 6월 22일 기준 주요 스테이블코인 3종의 시가총액, 발행량 및 스테이블코인 전체 대비 시장 지배율을 정리한 것입니다.

코인시가총액 (US$)발행량 (단위)시장 지배율 (%)
Tether(USDT)156,005M155,966M USDT~61.0%
USDC61,640M61,650M USDC~24.2%
Dai(DAI)5,365M5,365M DAI~2.1%
  • USDT: 코인마켓캡 기준 시가총액 약 1,560억 달러, 발행량 1,559억 개
  • USDC: 시가총액 약 616억 달러, 발행량 616억 개
  • DAI: 시가총액 약 53.6억 달러, 발행량 5.36억 개

이처럼 USDT·USDC 등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탈중앙화 지향의 알고리즘형·과담보형 코인은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디지털 시뇨리지와 준비금 운용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는 담보(예: 달러 예치금, U.S. T-bills)를 기반으로 1:1 페깅을 유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준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과,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제공하는 이자(또는 페깅 비용) 간의 차이가 발행자의 수익, 즉 디지털 시뇨리지가 됩니다. 예컨대, USDC 발행사인 Circle은 준비금의 일부를 단기 미국 국채에 투자하여 연 4~5%의 수익을 창출하고, 보유자에게는 스테이킹 이자나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그중 일부만 제공합니다. 남은 차익이 곧 시뇨리지로 남아 운영 비용·이익으로 환수됩니다. 이 과정의 투명성, 규제 준수 여부가 투자자 신뢰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이며, 최근에는 국회의 디지털자산기본법 개정 논의에서 ‘보유 준비금의 감사 의무화’ ‘준비금 운용 수익 공개’ 등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정책·규제 동향 및 전망

2025년 들어 미국 의회는 STABLE Act·GENIUS Act 등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을 잇달아 발의했고, 유럽연합(EU)도 MiCA(Markets in Crypto-Assets) 규제 틀을 수립했습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자산기본법 개정안 논의가 본격화되어 ‘발행 주체 확인’, ‘준비금 감사 의무’ ‘소비자 보호 장치 마련’ 등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규제 환경이 명확해지면 기관투자가·금융권의 수용도가 높아져 페깅 안정성·시노리지 투명성이 제고될 전망입니다. 반면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할 경우, 과소 준비금·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퇴출이 가속화될 수 있어 균형 있는 법제화가 중요합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