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매립 금지와 폐기물 정책의 전환점
서울시는 2026년부터 폐기물 직매립을 전면 금지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자원순환형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전환점을 마련하고 있다. 기존에는 발생한 폐기물을 수도권 매립지로 보내 묻는 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매립지 수명이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따라 소각소각소각, 재활용재활용재활용, 재사용재사용재사용 등 다양한 자원순환 방식을 적극 도입해 환경부담을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제로웨이스트 서울’을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
실제 서울시가 2023년 발표한 ‘생활폐기물 처리 현황’을 보면, 서울시 하루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약 7961톤이고, 1인당 하루 배출량은 1013g에 달한다. 이는 비단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적으로도 1인당 폐기물 배출량은 코로나19 이후 일회용품 사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4년 현재 전국 소각·매립 시설 이용률은 이미 90%를 웃돌고 있어, 새로운 처리방법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불법투기나 불법소각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출처: 환경부 공식 통계).
서울시의 ‘직매립 금지’ 선언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강력한 메시지다. 시는 “땅에 묻지 않고, 재활용·재사용하거나 소각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순환체계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한다. 특히 종량제 생활폐기물 소각·매립량이 전년 대비 86톤 줄었고, 가정용 음식물폐기물 발생량도 같은 기간에 70톤 감소했다는 내부 통계가 발표되며, 이미 일부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정책 선언’에 그치지 않고, 다회용기 사용 장려, 분리배출 체계 개선, 광역자원회수시설 신규 건립 등 구체적인 이행안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로웨이스트 서울: 폐기물 70% 감축을 향한 노력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란 단어는 더 이상 낯선 개념이 아니다. 생활 속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이미 발생한 폐기물은 최대한 재활용·재사용하여 매립지나 소각장으로 보내는 양을 줄이자는 움직임이다. 서울시는 이 제로웨이스트 정책을 적극 추진하며, “2050년까지 폐기물 발생을 70% 이상 줄인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 정책의 핵심은 1회용품 사용 억제와 분리배출 활성화다. 2023년 기준, 서울시가 플라스틱 감량·재활용 인프라 구축을 위해 도입한 대표적 사례로는 ‘다회용 컵 1379만 개 사용’, ‘포장·배달용 음식 다회용기 205만 건’ 보급 등이 있다. 더불어 ‘1회용 포장재 감축 매장’ 197곳을 추가 조성하며, 시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다회용품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는 이를 통해 연간 수천 톤의 플라스틱과 종이류 폐기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음식물쓰레기 처리 시스템 개선도 중요한 과제다. 2023년 기준, 서울시 하루 음식물폐기물 발생량은 약 1840톤으로 1년 전보다 70톤 줄었다. 서울시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도입 이후 가시적인 감축 효과를 보고 있으며, 향후에는 부피를 더 줄이면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자원화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예컨대 음식물쓰레기에서 나온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난방 또는 발전에 이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쓰레기를 단순히 처리 대상이 아닌 새로운 자원으로 인식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뚝섬 나눔장터와 제로웨이스트 패션쇼: 자원순환 문화의 현장
서울시는 제도적 측면뿐 아니라, 시민 참여와 문화적 측면을 결합해 제로웨이스트 의식을 확산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뚝섬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제로플(ZERO+) 뚝섬 나눔장터’다. 2004년부터 시작된 이 나눔장터는 코로나19 기간(2020~2022년) 잠시 중단됐다가 재개되어, 신발·옷·문구류 등 다양한 물건을 사고파는 형태로 운영된다. 낡은 물건을 재활용하거나 서로 교환함으로써, ‘사용 가치가 남아 있는 물건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는 자원순환 문화를 체험하도록 돕는다.
7일 진행된 행사 현장을 예로 들면, 초등학생 판매자들이 단돈 1,000원에 다이어트 운동기구를 홍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직접 매장에 참여해본 이들은 “가족 단위로 방문해 아이들에게 자원절약 문화를 자연스럽게 가르칠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업사이클링 부스에서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컵 홀더나 컵받침을 만들어 판매했고, 텀블러를 가져오면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개인 컵 사용의 날’ 캠페인도 진행되었다. 결과적으로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텀블러’를 사용하는 시민이 늘어나면서, 행사 현장 곳곳에서 ‘환경 실천’의 작은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가 같은 날 오후 5시에는 뚝섬 한강공원에서 제로웨이스트 패션쇼가 열렸다. 서울새활용플라자가 제공한 버려진 현수막, 어닝, 넥타이 등 폐소재를 활용해 재학생들이 의류를 제작했고, 약 47벌의 작품을 선보였다. 대상 수상팀인 ‘정릉애기씨들’은 종이를 소재로 한 의상으로 호평을 받았다. 주최 측은 “재사용·재활용·새활용을 패션으로 표현해, 쓰레기가 자원이 될 수 있음을 알리고 싶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데이터로 보는 서울시 자원순환 정책 성과
실제 서울시 자원순환 정책의 효과는 얼마만큼 나타나고 있을까? 아래 표는 2022년과 2023년의 주요 폐기물 감축 실적과 2050년 목표치를 간략히 정리한 것이다.
구분 | 2022년 | 2023년 | 2050년 목표 |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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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량제 생활폐기물(톤/일) | 3052 | 2966 (감축 86톤) | 30% 이상 추가 감축 |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공식 자료 |
가정용 음식물폐기물(톤/일) | 1910 | 1840 (감축 70톤) | 70% 이상 감축 |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공식 자료 |
다회용 컵 보급량(개) | 950만 | 1379만 | 3000만+ | 서울시 다회용컵 지원사업(추정) |
제로웨이스트 매장 수(곳) | 120 | 197 추가 | 전 자치구 확산 | 서울시 자원순환마을 조성사업(추정) |
(표 안의 수치는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와 일부 추정값을 합산한 예시이며, 실제 통계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음)
위 표에서 볼 수 있듯, 서울시가 2023년까지 종량제 생활폐기물을 하루 86톤, 음식물폐기물을 70톤 줄인 것은 정책적 노력의 결과로 보인다. 특히 다회용 컵은 2022년 950만 개에서 2023년 1379만 개로 크게 늘어나며, 일회용 컵 사용량 감축에 기여했다. 또한 ‘제로웨이스트 매장’을 197곳으로 확대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친환경 제품과 서비스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중간 성과를 바탕으로 2050년까지 폐기물을 70% 이상 감축하겠다는 장기 목표를 내세웠다. 이는 플라스틱·종이·유리 등을 포함한 모든 생활폐기물을 대상으로 하며, 각 자치구별로 세부 시행 계획을 마련해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과제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도시의 비전
서울시는 직매립 금지와 제로웨이스트 전략을 통해 환경 부담을 줄이고, 자원순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첫째, 분리배출과 재활용 체계가 정교하게 구축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감축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예컨대 복합재질 포장재나 오염된 재활용품은 분리배출이 어려워 매립·소각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둘째,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유도를 위해 교육과 인센티브 제도를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의 자원화를 위해서는, 단순처리를 넘어 바이오가스·사료·비료 등으로 적극 변환하는 기술 도입이 중요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생산한 바이오가스를 전력으로 전환하거나, 친환경 연료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 역시 광역자원회수시설 신규 건립을 추진하며, 장기적으로 ‘폐기물-에너지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제로웨이스트 문화가 일상 깊숙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쓰레기를 ‘버리는 것’에서 나아가 ‘자원을 되살리는 활동’으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뚝섬 나눔장터와 제로웨이스트 패션쇼는 이러한 의식을 고취시키는 대표적 예시다. 향후에도 더 많은 공공행사와 민간 이벤트에서 다회용품 사용, 업사이클링 제품 전시, 공유경제 활성화 등이 펼쳐진다면, 자원순환 도시로서 서울의 위상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