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쓰레기 없는 삶, 정말 가능할까?
지금 인터넷과 SNS 곳곳에서 가장 많이 주목하고 있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지나가다 보면,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하루도 빠짐없이 올라온다. 그러나 사실 제로웨이스트 자체가 아주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한때 플라스틱과 비닐 이전 시대에는 사람들이 이미 천 주머니나 나무 상자 같은 자연 소재를 사용해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고 생활했었다. 다만 현대에 와서는 일회용품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급속히 퍼졌고, 그에 따라 쓰레기 배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이제야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보자”라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제로웨이스트라는 개념이 “하루아침에 쓰레기 배출을 0으로 만들자”라는 극단적 목표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름만 보면 그렇게 해석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과도한 포장재나 일회용품 사용을 피하고, 재활용과 재사용을 늘리자’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국내외 환경단체와 개인 실천가들은 이런 점을 강조하며, “제로웨이스트 운동은 결코 거창하지 않다. 작은 실천부터 차근차근 해 나가면 누구나 선한 영향력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국내에서 쓰레기 문제에 대한 경각심은 계속 커지고 있다. 환경부 발표 자료(2024년 기준)에 따르면, 일회용품 사용량은 2020년을 전후해 배달·포장 음식 이용 증가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가, 최근 시민 단체들의 활발한 활동과 정부 규제 강화 등으로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제로웨이스트 운동이 단순한 인터넷 유행을 넘어, 실제 생활 속에서도 서서히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덧붙여,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을 통해 ‘용기(容器)내 챌린지’처럼 SNS에서 인증샷을 공유하거나, 대안 제품을 구매해보는 경험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보다 다양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듯 핫한 제로웨이스트 운동은 어떤 식으로 전개되고 있을까? 그리고 우리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지금부터 구체적인 국내·외 사례와 함께 제로웨이스트의 핵심 흐름을 살펴본다.
2. 대표 주목 캠페인: #용기내, #ZeroPlastic, 그리고 #레스웨이스트
(1) 일회용품 줄이기 ‘#용기내’
국내 환경운동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이 바로 **‘#용기내’**다. 인스타그램 등 SNS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운동은, 음식점·카페·마트 등에서 직접 가져온 다회용 용기에 식음료를 포장함으로써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자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원래는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제안한 캠페인이었으나, 배우 류준열 등 유명인의 SNS 참여로 대중적 인지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최근 ‘배달앱’ 이용 증가로 플라스틱 폐기물이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매장에 직접 ‘용기를 들고’ 방문하는 방식을 통해 쓰레기를 줄이고자 하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은쟁반에 피자를 담아오는 인증샷”이나 “다회용기에 아이스크림 포장해 오는 모습” 등은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해시태그 #용기내를 검색하면 9,500건 이상의 게시글이 확인될 정도다(2024년 1분기 기준). 일부 매장에서는 용기를 직접 들고 온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거나, 영업 방식을 ‘무포장’ 위주로 운영하는 형태도 확대되고 있다.
(2) 해외에서 먼저 자리 잡은 ‘#ZeroPlastic’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제로웨이스트가 좀 더 일찍부터 주목받아 왔으며, 특히 ‘플라스틱 제로(Zero Plastic)’ 캠페인이 큰 흐름을 주도한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ZeroPlastic
으로 검색하면 19만 건 이상이 나오는데, 우리나라의 ‘#용기내’ 캠페인처럼 일회용품을 지양하고, 직접 용기를 지참하거나 재활용이 쉬운 소재를 선택하는 모습이 공유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여기에 ‘5Rs’라는 가이드라인이 함께 제시된다는 것이다. 거절(Refuse), 감소(Reduc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 썩히기(Rot)로 구성된 이 원칙은, 불필요한 물건은 처음부터 거절하고, 이미 필요한 물건이라면 최대한 줄여 쓰고, 쓸 수 있는 건 여러 번 재사용하며, 마지막에는 재활용이나 퇴비화 과정을 통해 자연으로 돌려보내자는 것이다. 이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이 단순한 ‘친환경’ 표어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 방안을 갖춘 체계적 운동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3) 조금 덜 엄격한 ‘#레스웨이스트’
제로(zero)라는 표현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레스(less) 웨이스트’**부터 시작해볼 수 있다. 이는 “쓰레기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해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라는 메시지를 담은 운동이다. 예컨대, 카페에서 빨대나 플라스틱 뚜껑, 슬리브 등 최소한의 일회용품만 사용하거나, 배달 음식을 주문하면서 일회용 수저를 거절하는 행동 등이 이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레스웨이스트의 개념을 확장해, 생활 전반에서 플라스틱을 줄이는 제품을 선택하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샴푸바, 고체 치약, 소프넛, 대나무 칫솔처럼 플라스틱 포장재나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대체품이 그 예다. 국내에서도 제로웨이스트 전문숍이 늘어나며, 이러한 “대안 생활용품”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플라스틱 없는 생활에 한 발 더 다가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레스웨이스트는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좋은 접근 방식이다.
3. 국내외 제로웨이스트 동향: 통계와 사례
제로웨이스트의 확산 속도와 규모를 조금 더 체계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간단한 표를 마련해 보았다. 아래 표는 2024년 기준으로 국내외 주요 제로웨이스트 키워드 및 캠페인의 온라인 반응(해시태그 게시물 수), 그리고 해당 운동으로 인한 일회용품 사용량 감소 효과를 정리한 것이다.
캠페인/키워드 | 국가/지역 | SNS 해시태그 게시물 수(2024년 추정) | 일회용품 사용량 감소 효과 |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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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내 | 한국 | 약 9,500건+ | 개인 매장 일부서 20~30% 감소 | 그린피스, SNS 데이터 |
#ZeroPlastic | 미국·유럽 등 | 약 19만 건+ | 도시·지역 단위 10~15% 감소 사례 | 해외 환경단체 보고서, 인스타그램 통계 |
#LessWaste | 전 세계(공통) | 해시태그 집계 어려움(유사 표현 다양) | 일상 속 5~10% 감소 추정 | 환경연구소(2023), SNS 분석자료 |
5Rs 운동 | 주로 미국·유럽 | 확산 범위 커, 정확 집계 불가 | 일부 도시 재활용률 70% 이상 달성 | Zero Waste Europe, 도시별 리포트 |
(표) 제로웨이스트 주요 캠페인·키워드별 온라인 반응 및 효과 (2024년 기준)
표를 보면, 국내 캠페인 ‘#용기내’는 아직 게시물 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해외의 경우 ‘#ZeroPlastic’ 게시물이 19만 건을 넘어서며,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알 수 있다. 5Rs 운동을 실시해 재활용률 70% 이상을 달성한 도시도 나타나고 있는 등, 제도적·지역적 차원의 지원이 더해질 경우 실질적인 쓰레기 감축 효과가 더욱 커지는 결과를 보여준다.
한편, 국내 환경부 자료(2023년 말)에 따르면, “개인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2020년 대비 약 1.5배 늘었다. 또한 제로웨이스트 전문숍과 고체 치약·샴푸바 같은 대체제품 시장 규모도 매년 20~30%씩 성장 중이라는 통계가 제시되고 있다. 이는 “누군가 실천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또 다른 측면에서는 실제 시장과 소비 패턴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4. 일상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5가지 팁
제로웨이스트란 결국 우리 일상에서 ‘작은 습관을 바꾸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아래는 누구나 부담 없이 적용할 만한 다섯 가지 실천 방법이다.
- 장바구니·다회용기 필수 지참: 쇼핑 갈 때 비닐봉투 대신 에코백을, 음식 포장 시 일회용 용기 대신 텀블러나 스테인리스 용기를 챙기면 좋다. (예: #용기내)
- 플라스틱 대신 대안 제품 찾기: 칫솔, 치약, 샴푸 등 생활용품을 플라스틱이 없는 제품으로 바꿔보자. 고체 치약이나 샴푸바, 대나무 칫솔 등이 대표적.
- 불필요한 포장 거절: 택배 주문 시 과대포장 방지를 요청하거나, 카페에서 일회용 빨대와 컵 홀더, 휴지 뭉치 등을 받지 않는 것도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이다.
- 남은 음식을 활용하고, 음식물쓰레기 최소화: 냉장고 속 재료를 제대로 관리하면 음식물쓰레기가 줄어든다. 필요 이상으로 사두었다가 유통기한이 지나 버리면 쓰레기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하자.
- 분리배출·재활용 철저히: 이미 발생한 쓰레기도 최대한 재활용될 수 있도록, 종이·플라스틱·비닐·유리·캔 등을 꼼꼼히 분류해 배출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어떤 종류의 쓰레기를 가장 많이 내는지’ 스스로 점검할 수 있고, 나아가 줄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이러한 작은 변화를 일상에서 차곡차곡 쌓아 가면,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사용이 감소하고,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점차 친환경 제품으로 확장될 것이다.
맺는말: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기
제로웨이스트가 모든 쓰레기를 당장 0%로 만들자는 식의 극단적 운동은 아니다. 오히려 “쓰레기를 최대한 줄여보자”라는 다소 느슨하면서도 중요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흐름에 가깝다. ‘#용기내’나 ‘#ZeroPlastic’, 그리고 ‘#레스웨이스트’ 같은 다양한 캠페인은 본질적으로 ‘우리 일상에서 플라스틱과 일회용품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으려는 시도다.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위기와 자원고갈 문제는 개인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거대한 과제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작은 실천이 모이고, 또 제도를 변화시키는 데까지 이어질 때 더 큰 영향력이 발휘된다. 요컨대, “한 사람이 완벽하게 실천하는 것보다 수많은 사람이 대충이라도 꾸준히 참여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말을 되새길 만하다.
인터넷에서 불어오는 제로웨이스트 열풍이 일시적 유행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의 소비 습관과 산업 구조에 긍정적 변화를 끼치길 기대해 본다. 작은 변화가 모여 큰 파도를 일으킬 수 있듯, 우리의 일상에서도 오늘부터 한 걸음씩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