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0년 동안 제로웨이스트(쓰레기 없는 생활)를 실천한 비 존슨(Bea Johnson)의 사례는 특히 주목할 만합니다. 그는 지난 5월 25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덜위치칼리지서울(Dulwich College Seoul)에서 강연을 펼치며, 단순히 플라스틱을 ‘없애겠다’는 선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적용 가능하고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더해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Buying is Voting!” 즉 소비가 곧 기업의 생산 방식을 결정짓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소비자의 적극적인 행동이 거시적인 변화를 일으킨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비 존슨이 제안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삶의 방법론을 중심으로, 최근 데이터와 함께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해보겠습니다.


제로웨이스트 확산 배경과 중요성

플라스틱

비 존슨의 사례가 널리 알려짐에 따라, 전 세계에서 제로웨이스트 운동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편, 2023년 기준 세계 각국의 환경정책 강화 흐름을 살펴보면, 다회용 제품 사용을 장려하는 세부 정책이 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컵 보증금 제도, 대형 유통업체의 비닐봉투 유상 판매, 카페 내 다회용 컵 사용 확대 등의 정책이 그 예입니다. 한국 역시 환경부(https://www.me.go.kr/home/web/main.do)의 통계에 따르면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이 2022년 약 88.4kg으로 높은 편이며, 이에 대한 줄이기 노력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내에서도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장보기”를 돕는 지도나 소비 형태가 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https://www.greenpeace.org/korea/)는 2023년 “플라스틱없을지도”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내 제로웨이스트 매장, 재사용 용기 사용 매장 등을 선별·소개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덕분에 개인이 쉽게 일회용 플라스틱 없이 장을 볼 수 있는 장소를 찾을 수 있게 되었고,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쓰레기를 줄이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비 존슨이 말한 “기업보다 소비자가 먼저 움직일 수 있으며, 그 변화가 곧 기업을 움직인다”는 원리를 직접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제로웨이스트 운동은 한 사람의 ‘거창한 노력’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선택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회학자들 역시 이 운동이 가져오는 긍정적 파급 효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러한 노력들은 장기적으로 환경문제를 개선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이점을 지녔습니다.


데이터로 본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현황

제로웨이스트가 확산되려면 구체적인 데이터로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정책과 실천 방법을 설계해야 합니다. 2024년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을 기점으로 유엔환경계획(UNEP, https://www.unep.org/)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3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생산되며, 이 중 절반가량이 한 번 사용하고 폐기되는 일회용품입니다. 한국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어서, 2023년에만 약 850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환경부 통계 자료).

아래 표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에서 1인당 연간 플라스틱 배출량 추이를 요약한 것입니다(단위 kg).

연도1인당 연간 플라스틱 배출량 (kg)출처
202086.2환경부(2021년 통계)
202187.3환경부(2022년 통계)
202288.4환경부(2023년 통계)
202388.9 (추정)그린피스(2023년 분석)

해당 자료를 보면 일회용품 사용 억제와 비닐봉지 유상 판매 등 정책이 잇따라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배출량은 아직 현저히 줄어들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회 전반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으나, 대체재 보급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개인이 습관적으로 플라스틱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잦아 완전한 감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따라서 이러한 현황은 비 존슨이 제안하는 ‘작은 변화’의 지속적 실천이 왜 중요한지 다시금 강조해줍니다.


비 존슨이 제안하는 5R과 현실 적용 가능성

비 존슨은 무작정 “플라스틱을 쓰지 말자”는 말보다, 매우 구체적인 행동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그는 제로웨이스트의 핵심으로 ‘5R’ 원칙을 강조했는데, 이는 거절(Refuse) → 줄이기(Reduce) → 재사용(Reuse) → 재활용(Recycle) → 썩히기(Rot)의 단계로 구성됩니다. 이 단계들은 한꺼번에 완벽하게 지키려 하기보다는,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부분부터 천천히 적용해보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효과가 높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분석적으로 볼 때, 이 5R 체계는 환경심리학에서 말하는 ‘단계적 습관 형성’과 궤를 같이합니다. 예를 들어 처음부터 샴푸나 린스를 전혀 쓰지 않고 식초나 베이킹소다로 대체하는 등 극단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면 주변 가족이나 동료와 갈등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비 존슨도 남편이 식초 냄새를 6개월 이상 참지 못해 결국 대안을 찾았다는 일화를 공개했습니다. 이는 제로웨이스트가 ‘나 혼자’만의 선택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합의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또한 한 사회가 제로웨이스트 문화를 자리 잡게 하려면, 개인의 실천뿐만 아니라 기업과 지자체,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 역시 필수적입니다. 이를테면 지역 상점에서 재사용용기 할인 제도를 도입하거나, 정책적으로 재활용이 용이한 포장재 사용을 권장·의무화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2023년 들어 국내 대기업들도 플라스틱 대체용 포장재, 재사용 용기 판매 등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커진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 존슨이 말한 “Buying is Voting!”은 개인의 선택이 곧 시장의 흐름을 바꾼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문구입니다.


현실적 제로웨이스트 실천 사례와 사회적 파급

비 존슨의 강연에서 두드러진 메시지 중 하나는 제로웨이스트가 ‘불편을 감수하는 일’이 아니라 ‘편의성을 찾는 과정’이라는 관점입니다. 실제로 “노푸(No Shampoo)” 운동이나, 샴푸·린스를 대신해 비누 하나로 모든 세안을 해결하는 방식은 낯설게 들릴 수 있지만, 적응하면 오히려 간편하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화장실, 주방, 거실에 따로 필요한 세제를 모두 식초와 베이킹소다로 대체하는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효과나 위생 문제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막상 시도해보면 청소 효과가 상당히 좋고, 장기적으로 보면 건강과 비용 절감이라는 혜택도 따라온다고 합니다.

이러한 개인적 실천이 모이면 공공정책에도 반영되어 더 큰 변화를 이끌 수 있습니다. 최근 서울시 일부 구에서는 주민참여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용기내 챌린지’를 개최해, 개인용기 사용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일회용 포장재 사용 자제를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제도와 정책이 뒷받침되면, 개인이 ‘주변 눈치’를 보지 않고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됩니다. 그리고 이 문화는 사회 전체의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건강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추구하는 길로 이어집니다.

비 존슨의 “주변 눈치를 보지 말라”는 조언은,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유의미합니다. 개인이 실천하는 과정에서 주변인의 부정적 반응이 있을 수 있으나, 이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결국에는 ‘지속 가능한 내 삶’이 오히려 더 편리하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회학적으로도 ‘혁신 확산 이론(diffusion of innovations)’과 맥을 같이합니다. 초기 수용자(early adopter)가 먼저 긍정적 효과를 경험하고 이를 주변에 알려나갈 때, 제로웨이스트라는 가치가 대중화되기 훨씬 쉬워집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기업·소비자의 역할

무거운 플라스틱 쓰레기 봉투 하나를 줄이는 일, 혹은 외출 시 텀블러 하나를 챙기는 행동이 당장은 작은 변화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개인의 일상적 소비 패턴이 곧 기업의 미래 전략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인 펩시코, 유니레버, P&G 등에서는 재사용 용기를 활용한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으며, 칫솔 헤드를 교체하는 제품이나 고체 치약 같은 혁신적 대체재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을 꾸준히 찾고,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외면하기 시작함에 따라 형성된 시장 수요가 기업 의사결정에 실질적 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제로웨이스트를 추구하는 소규모 가게와 프랜차이즈 모두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 대신 다회용 컵 사용 시 할인이나, 배달음식에서 일회용 수저·포크를 자동으로 제외하는 기능이 배달앱에 탑재되는 것도 대표적인 예입니다. 2024년에는 관련 정책과 기술 발전으로 좀 더 간편하면서도 위생적·친환경적인 대체 용품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흐름이 진행된다면, 비 존슨이 10년간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삶을 가능케 했던 노력들이 더욱 손쉽게 대중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미래의 플라스틱 감축은 ‘단일 주체’만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시민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기업은 이를 상품 기획과 연구개발에 반영하며, 정부·지자체는 제도적 장벽을 없애주어야 합니다. 이 세 축이 상호작용할 때야말로 제대로 된 사회적 변화를 이뤄낼 수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가 “플라스틱 없는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옮길 때, 사회는 좀 더 빠른 속도로 변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환경 이슈를 넘어, 삶의 방식 자체를 개선하고, 미래 세대가 살아갈 환경을 지키는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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