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의 CBDC ‘프로젝트 한강’ 추진 현황
한국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프로젝트 한강’을 지난해 4월부터 본격 시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실거래 실험을 통해 일반 이용자 약 10만 명을 대상으로 원화 예금토큰(일종의 CBDC) 사용성을 검증하는 단계로, 은행 앱 내 QR코드를 활용해 지정 가맹점에서 결제하는 방식이다. 참여자는 기존 은행 계좌에 예치된 원화를 예금토큰으로 전환하고, 오프라인·온라인 매장에서 체크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어 결제 편의성과 시스템 안정성을 동시에 점검한다.
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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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5년 4월~6월 |
참여자 규모 | 최대 100,000명 |
결제 방식 | 은행 앱 내 QR코드 스캔 → 예금토큰 결제 |
테스트 대상 |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쇼핑몰 일부 |
주요 검증 사항 | 결제 안정성, 사용자 편의성, 결제 속도 및 보안성 |
위 실험은 CBDC가 실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파악함과 동시에, 민간 금융 인프라와 어떻게 상호작용할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또한 개인정보보호 강화기술 적용, 네트워크 운영 안정성, 거래 속도 등의 세부 기술 검증도 병행하여 진행 중이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법적 지위 및 규제 동향
한국은 아직 민간 발행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명확한 법적 지위를 갖추지 못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기 위한 기본 틀로 Digital Asset Basic Act(디지털자산기본법)를 준비 중이며,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라이선스 체계 마련과 발행준비금, 책임소재, 자산 보유 기준 등을 규정하도록 설계됐다.
최근 발의된 법안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발행사 라이선스 제도: 금융위원회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승인·감독
- 지급준비금 관리: 예치된 준비금 자산 건전성·투명성 보고 의무화
- 책임 주체 설정: 스테이블코인 가격 안정화 실패 시 책임 범위 명시
- 소비자 보호장치: 예치금 환급 절차 및 분쟁 조정 메커니즘 도입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 안정 측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지만,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수행하면서 감독 가능한 은행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민간 스테이블코인 도입 전 은행 주도의 파일럿 실험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해외 사례와 국내 적용 시사점
홍콩, 싱가포르 등 글로벌 금융 허브에서는 CBDC와 스테이블코인을 상호보완적으로 운용해 왔다. 예컨대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디지털 홍콩달러(CBDC) 실험과 동시에 민간기업이 발행한 달러스테이블코인을 규제샌드박스에서 테스트했다. 이를 통해 결제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외환·자본유출 관리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해외 경험을 참고하되, 한국 금융시스템 특성에 맞춘 맞춤형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동국대학교 황석진 교수는 “지급준비금, 발행량 관리, 책임 주체 설정 등 요소들이 국내 금융 시스템 안에서 정교하게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성대 조재우 교수도 “실생활 결제나 시장 확장성은 민간 스테이블코인이, 통화정책 수단은 CBDC가 각각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모델 설계 과제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 주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과제 | 세부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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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금 자산 건전성 확보 | 발행 준비금의 유형(현금, 국채 등) 및 분산관리 방안 마련 |
발행량·유통 관리 시스템 개발 | 스마트컨트랙트 기반 발행량 자동 조절 메커니즘 고도화 |
책임 주체와 분쟁 조정 체계 | 발행사, 감독기관, 사용자 간 역할·책임 명확화 |
금융·외환 리스크 통합 관리 | 스테이블코인과 달러스테이블코인 간 상호 교환 비율 관리 규정 |
이 중에서도 ‘발행량 관리 시스템’은 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자동으로 스테이블코인 공급을 조절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도 이미 도입 중인 방법이다. 한국은행과 금융위는 이러한 스마트컨트랙트 기술의 타당성 연구를 병행해야 한다.
민간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확장성 및 활용 전망
민간 발행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되면, 국내 디지털 자산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해외 거래소까지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특히 한국의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안정성이 높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이용자 편의성과 글로벌 유동성 확보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다.
- 국내 결제 시장: 온라인 쇼핑, 간편송금, P2P 결제 수단으로 활용
- 글로벌 송금: 낮은 수수료·실시간 정산을 통해 해외 송금 시장 진출
- 디파이(DeFi) 서비스: 대출·예치·거래 플랫폼에서 담보 자산으로 활용
이창용 총재가 “은행권을 중심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먼저 발행 허용하고 범위를 넓혀가야 한다”고 언급한 배경에는 은행의 신뢰도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초기 시장을 안정적으로 형성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