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디지털 화폐: 한국은행 CBDC 파일럿 개요
한국은행은 2025년 4월부터 실제 거래 환경을 모사하는 1차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테스트는 전국 100,000명의 참가자를 모집해 ‘예치금 토큰(deposit tokens)’ 형태로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고, 가맹점 결제·환전·이체 등 주요 결제 기능을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편의점 7-Eleven 1,000여 개 매장에서 테스트용 CBDC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실제 소비 환경에서의 사용성을 평가했다.
- 참가자 규모: 약 100,000명
- 가맹점: 7-Eleven 전국 매장 약 1,000개
- 기간: 2025년 4월 ~ 6월
이러한 실거래 테스트는 디지털 화폐 시스템의 안정성을 검증하고, 민간 전자지급수단의 보안·투명성 한계를 보완하는 목적을 갖는다. 참가자들의 거래 패턴 분석을 통해 최고 동시 처리량, 전송 지연 시간, 시스템 오류율 등을 수치화하였으며, 초기 결과에서는 평균 거래 처리 속도가 0.3초 이내로 나타나 높은 실용성을 입증했다.
2차 테스트: P2P 송금 및 바우처 확대
1차 테스트 종료 후 수집된 피드백을 반영해, 한국은행은 2025년 4분기에 2차 파일럿 테스트를 계획 중이다. 이번에는 개인 간(P2P) 송금 기능과 디지털 바우처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여, 보다 다양한 활용 사례를 발굴할 예정이다.
- P2P 송금: 사용자 지갑 간 실시간 전송 기능
- 바우처 확대: 정부 정책자금 집행용 바우처와 연계한 결제 흐름 테스트
- 대상 인원: 1차 대비 20% 증가한 약 120,000명
- 일정: 2025년 10월 시작
1차 테스트에서는 전체 거래 중 P2P 송금이 차지한 비율이 15%였으나, 2차 테스트에서는 30%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개인 간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중소상공인 결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또한 바우처 기능을 통해 탄소배출권·마일리지·복지 포인트 등 비화폐 자산을 디지털 화폐와 직접 연결함으로써, 정책자금의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BIS ‘아고라 프로젝트’ 참여 현황
한국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이 주도하는 ‘Project Agora’에도 적극 참여 중이다. 이 다국간 실험은 토큰화 기술과 CBDC를 활용해 국경 간 결제의 효율성·투명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40여 개 주요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2025년 하반기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구분 | 내용 |
---|---|
참가 주체 | BIS, 7개 중앙은행, 40여 개 민간 금융기관 |
주요 기술 | 토큰화(tokenization),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자동 결제 |
실험 범위 | 다중 통화 결제, 상호 운용성 검증, 규제 준수 프로세스 테스트 |
결과 발표 예정 시기 | 2025년 하반기 |
아고라 프로젝트의 핵심은 글로벌 지급결제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 및 보안성 강화에 있으며, 특히 다음과 같은 효과가 예상된다:
- 실시간 다중 통화 교환: 기존 SWIFT 시스템 대비 결제 소요 시간 단축
- 토큰화된 예치금 활용: 스마트 컨트랙트로 자동화된 결제 흐름 구현
- 규제·준수 자동화: 트랜잭션 단계에서 자금세탁방지(AML)·테러 자금 차단(CFT) 규정 적용
민간 금융기관과의 협력: 시중은행 역할
이창용 한은 총재는 6대 시중은행장과의 일대일 면담을 통해 CBDC 사업에 대한 민간 참여를 독려했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전통적인 전자지급 결제 인프라를 넘어선 디지털 화폐 플랫폼 구축에 기여하며, 다음과 같은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 지갑 서비스 운영: 사용자 인증·지갑 관리·잔액 조회 등 인터페이스 제공
- 자금 세탁방지 통합: 내부 AML 시스템과 연계하여 실시간 모니터링
- 부가 가치 서비스: 포인트 통합·전자 영수증 발급·맞춤형 금융 상품 추천
- 보안 기술 연구: 하드웨어 보안 모듈(HSM), 제로지식증명(ZKP) 등 프라이버시 강화
최근 Business Korea는 한은이 CBDC 테스트 중 발생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CBDC는 민간 전자지급수단의 안정성을 높이는 보완적 수단”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이를 통해 시중은행은 기존 시스템과의 상호 운용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디지털 화폐 생태계로의 전환을 주도할 수 있다.
데이터 기반 전망 및 시사점
전 세계 94%의 중앙은행이 CBDC를 연구 중이라는 BIS 조사 결과는 디지털 화폐에 대한 국가 간 경쟁이 본격화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OMFIF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중앙은행 중 CBDC 추진의향이 높은 곳은 13% 수준에 불과해(2024년 기준) 개발 방향과 우선순위에 있어 차별화가 나타난다.
한국은행의 전략적 접근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 디지털 주권 확보: 민간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 통화 정책 도구로서의 CBDC 기능 강화
- 금융 포용성 제고: 은행 계좌가 없는 계층까지 포함한 포괄적 결제 생태계 구축
- 글로벌 연계 강화: BIS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국제 무대에서 기술 표준 선점
향후 과제로는 대규모 상용화 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 이슈, 중앙은행과 민간 플랫폼 간 역할 분담, 규제·법제 정비 등이 있다. 2차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경제 전반에 미치는 비용·효용 분석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