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 설립 배경 및 구성
2024년 1월 1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출범한 아시아 재사용 컨소시엄(Asia Reuse Consortium, ARC)은 재사용 모델을 아시아 전역에 확산하기 위해 시민사회 조직(CSO), 기업, 정부를 망라한 다자간 협의체다. ARC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인도 등 13개국에서 선발된 18명의 대표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국의 현지 이니셔티브를 연계·강화할 네트워크 허브로 기능한다. 이 컨소시엄은 Dietplastik Indonesia, GAIA Asia Pacific, Break Free From Plastic 등이 공동 발의하였으며, 글로벌 플라스틱 조약(Global Plastic Treaty) 논의에서 재사용 시스템 도입을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ARC의 구성원에는 각국 정부 정책 담당자, 재사용 기업 대표, 비영리 환경 단체 활동가 등이 포함되어 있어 다차원적이고 실용적인 해법 모색이 가능하다. 특히 지역별 재사용 표준 개발, 재사용 기업 역량 강화(capacity building), 정책 옹호(advocacy) 등을 주요 과제로 삼아, 단일 제품이나 지역 차원을 넘어 아시아 전체 차원의 전환전략을 설계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출범 후 국내외 컨퍼런스와 집담회를 통해 지식 공유와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재사용 시스템의 환경·경제적 효과 분석
재사용 모델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다회용 사용으로 전환함으로써 환경 부담을 획기적으로 경감시키고, 지역사회에 경제적 이득을 창출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플라스틱 포장재의 약 30%가 환경으로 유입되며, 매년 280~430백만 톤의 짧은 수명 플라스틱이 소비된다. UNEP는 재사용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30% 줄이고, 포장 생산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 8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세계은행(World Bank) 보고서에 따르면 다회용 용기를 활용한 리필(refill) 시스템은 일회용 대비 단위당 비용을 최대 25% 절감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최종 소비자 가격 인하뿐만 아니라 수거·재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정리·수송·폐기)도 낮춘다. 재사용 시스템 도입 시 회수율(return rate)을 90% 이상으로 유지하면, 수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이 연간 약 15% 가량 감소하며, 사용 후 재처리(세척·살균 등) 과정에서는 에너지 사용량 절감 효과가 뚜렷하다.
ARC 주요 활동 및 사례 연구
ARC는 출범 직후 인도네시아·인도·베트남 등에서 집담회와 컨퍼런스를 개최하며 현지 재사용 모델을 공유했다.
국가 | 이니셔티브명 | 주요 내용 | 기대 효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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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 Jakarta Reuse Tour | 카페·식당 대상 다회용 컵·용기 대여 시스템 구축 | 지역 월평균 플라스틱 사용량 20% 절감 |
인도 | Bengaluru Refill Hub | 슈퍼마켓 내 리필 스테이션 도입, 소비자 참여 기반 확대 | 6개월간 플라스틱 포장재 구매 35% 감소 |
베트남 | Hanoi Reusable Deposit | 보증금 환급 방식의 재사용 병 시스템 운영 | 회수율 92%, 사회적 비용 18% 절감 |
필리핀 | Manila Zero Waste | 커뮤니티 주도 분리수거·세척 스테이션 네트워크 확장 | 재사용 용기 이용률 70% 이상 달성 |
이들 사례는 ARC가 제시하는 원칙(접근성·경제성·공정성·커뮤니티 기반 솔루션)에 부합하며, 타 지역 확장의 모델로 활용 가능하다. 특히 베트남 하노이의 보증금 환급(RTD: Return to Deposit) 시스템은 92%의 회수율을 기록하며, 재사용 시스템 도입이 지역 경제 및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잘 보여준다.
글로벌 재사용 전환을 위한 정책 제안 및 협력 과제
ARC는 재사용 전환을 위해 기업 이니셔티브뿐 아니라 지방·국가 정부 차원의 법적·제도적 지원을 강조한다. 주요 제안 사항은 다음과 같다:
- 법적 의무화: 재사용·리필 시스템 도입을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 법제화하여 의무화.
- 인프라 확충: 세척·수거·물류 인프라에 대한 공적 투자 및 금융 지원.
- 보증금 환급제(DR+RTD): 보증금 환급 메커니즘을 도입하여 소비자 참여 유도.
- 표준화: 용기·포장 규격의 표준화를 통해 상호 교환 가능성 확대.
- 조세 혜택: 재사용 용기 사용 시 세제 혜택 및 플라스틱 과세 강화.
이와 같은 정책은 ARC가 발간한 보고서 ‘Unpacking Reuse in Asia’에서도 강조되었으며, 재사용 시스템이 지역별로 상이한 여건을 반영해 설계돼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플라스틱 조약 협상 과정에서 재사용 조항을 포함시키기 위한 로비활동을 전개 중이며, 2024년 말 한국 부산에서 열리는 협상 회의에서 법적 구속력 있는 목표 설정(binding targets)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전망 및 주요 도전 과제
아시아 지역은 인구·소비 시장 규모, 제조·물류 허브로서의 잠재력이 크지만, 동시에 플라스틱 오염이 급증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ARC는 2025년까지 회원국을 20개국으로 확대하고, 연간 최소 10개의 현장 시범 프로젝트를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과제들이 남아 있다:
- 인식 전환: 소비자·기업·정부 모두에게 재사용 시스템의 장기적 이점을 이해시키는 교육 및 홍보 강화
- 기술·인프라 격차: 세척·수거·물류 역량 차이 해소를 위한 맞춤형 솔루션 필요
- 재정 지원: 초기 투자 비용이 높은 분야에 대한 지속 가능한 금융 메커니즘 구축
- 데이터 관리: 회수율, 온실가스 감축량 등의 성과 지표 표준화 및 공개
이러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ARC는 파트너십 확대, 민관합동 연구, 금융권 협력 등을 통해 재사용 전환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2025년 상반기 공개 예정인 ‘Asia Reuse Impact Report’를 통해 성과와 교훈을 공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