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디지털자산 기본법(Digital Asset Basic Act) 개요

2025년 6월 10일 국회에 발의된 ‘디지털자산 기본법’(Digital Asset Basic Act)은 단순히 암호화폐를 규율하는 수준을 넘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운용에 대한 체계적 틀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이 법안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발행 주체의 자격 요건을 금융위원회(FSC)가 심사·승인하도록 규정한다. 둘째,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은 별도의 파산 회피 계정(bankruptcy remoteness)에 보관하고, 회계 투명성과 정기적 외부 감사를 의무화한다. 셋째, 디지털자산 사업자에 대한 소비자 보호 장치(예: 예치금 보험, 분쟁 조정 절차 등)를 마련함으로써 제도권 금융과의 균형을 꾀한다.

이와 같은 법안의 틀은 국내 금융당국이 중앙은행인 한국은행(BOK)보다 금융위(금융감독원 포함)에 더 큰 감독 권한을 부여한 점이 특징적이다. 중앙은행이 우려했던 독자적 통화정책 기능 약화 위험을 완화하고, 민간 혁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경제정책 연계 방안

디지털자산 기본법의 핵심 혁신은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국가 경제정책에 연계하려는 구상이다. 정부는 국채 수요 기반(stablecoin-backed government bonds)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설계해, 디지털 채권 시장을 활성화하고 안정적인 국채 수요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때 일정 비율을 국채 담보로 예치하도록 함으로써, 디지털 채권 유통과 국채 수요 확대라는 이중 효과를 노린다.

이 방식이 성공하면, 국채 금리 하락 압력을 완화하고 디지털 금융 생태계에 새로운 유동성을 공급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수 있다. 다만, 외환시장과 연계된 리스크 관리가 관건이다. 한국은행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자유롭게 교환되면서 외환 수급이 왜곡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 동향

국가/지역스테이블코인 법제화 현황주요 사례 및 주가 변동
미국‘GENIUS Act’ 통과로 달러페그 스테이블코인 제도화Circle(USDC 발행사) 주가, IPO 직후 270% 급등
유럽연합(EU)MiCA 규제 적용 예정, 준비금 관리·투명성 강화유럽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개발 활발
일본금융청(FSA) 전담 감독 체제, 예치금 100% 준비금 규정GMO 코인·라인 스테이블코인 등 출시
싱가포르MAS 가이드라인으로 규율, CBDC와 연계 실험 중디지털 SGD 프로젝트 추진
한국Digital Asset Basic Act 발의, FSC가 감독신한·KB 등 4개 은행, OBDIA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추진*

*출처: 제공된 기사 내용

미국에서는 USDC 발행사 서클(Circle)이 나스닥 상장(IPO) 직후 주가가 270% 넘게 폭등했으며, 코인베이스도 관련 법안 통과 기대감에 주가가 16% 이상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은 제도권 금융이 스테이블코인을 적극 도입하려는 움직임으로, 달러 기반 디지털 자산의 제도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금융권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추진 현황

한국에서는 주요 시중은행 4곳(신한·KB·NH농협·우리은행)이 참여한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를 통해 원화 페그 스테이블코인 발행 법인을 설립하려는 준비가 진행 중이다. 각 은행의 출자 비율과 추진 단계는 다음과 같다.

은행명참여 형태출자 비율(예정)현재 추진 단계
신한은행공동 출자30%법인 설립 준비 중
KB국민은행공동 출자25%기술 검증(POC) 단계
NH농협은행공동 출자25%정책 협의 단계
우리은행공동 출자20%내부 결재 대기

출자 은행권은 보수적 특성이 강해 사업 속도가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있으나, 금융 인프라와 고객기반을 활용해 안정적인 디지털 화폐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중앙은행의 우려와 향후 과제

한국은행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외환(Forex) 수급 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리창용 총재는 “원화-달러 스테이블코인 간 자유환전이 용이해지면 달러화 수요가 증가해 외환시장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동시에, 통화정책 자율성 저하 우려도 제기된다.
따라서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1. 외환 안정성 확보: 환리스크 헤지 메커니즘 설계
  2. 통화정책 자율성 유지: 중앙은행과 금융위 간 역할 분담 명확화
  3. 제도권 금융 연계: 디지털 자산과 전통 금융의 상호 운용성 강화

이 과제들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향후 한국 디지털자산 시장의 주도권이 결정될 전망이다.


결론 및 전망

한국의 디지털자산 기본법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경쟁에서 한 발 앞선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민간 주도의 혁신과 중앙은행의 안정성 관리라는 두 축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관건이며, 성공 시 디지털 국채 시장과 디지털 금융 생태계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향후 법안 통과와 세부 시행령 마련 과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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