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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 프로젝트 현황 및 중단 배경

한국은행은 2025년 2차 실험(프로젝트 ‘한강’) 준비 단계에서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실거래 테스트를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1차 시범 운영 결과, 참여 은행들이 실험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 부담을 호소했으며, CBDC와 민간 스테이블코인·예금토큰 간 차이점과 공존 방안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 중단 통보 일자: 2025년 6월 26일
  • 중단 이유 요약: 은행권 비용 부담·법제도 정비 미비·시장 수용성 점검 필요

CBDC 실험은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관리하는 디지털 화폐로, 통화정책·지급결제 혁신 측면에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실제 은행 시스템 연계, 보안 인프라 구축, 대고객 서비스 운영 등에 들어가는 비용과 리스크가 당초 예상보다 컸으며, 국내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CBDC와 민간 디지털자산 간 역할·경쟁 구도가 불투명해진 것이 중단 결정의 핵심 배경이다.


은행권의 비용 부담과 운영 리스크

CBDC 2차 실험에 참여 예정이던 국내 주요 은행들은 시스템 구축에 수백억 원 단위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에는 실시간 결제망 연동, 디지털 지갑 개발, 보안 인증 체계 강화 등이 포함된다.

  • 추정 구축 비용: 은행당 200~300억 원(시스템 개발·테스트 비용)
  • 연간 운영비: 약 50억 원 이상(인프라 유지·보안 점검)
  • 참여 은행: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IBK·수협 등 8개사

이처럼 높은 초기 투자비용과 연간 운영비뿐 아니라, 법적·회계적 처리 기준이 불명확해 자본 적정성·리스크 관리 방안도 수립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은행별로 자체적인 비용-편익 분석 결과, 현 시점에서 투자 회수 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려워 프로젝트 진행을 보류하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동향 및 시장 기대

대신 정부와 금융권은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안)에 따르면, 자본금 5억 원 이상 요건을 갖춘 기업이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 입법 추진 상황: 2025년 6월 국회 정무위 심사 중
  • 예상 시행 시기: 2025년 하반기(금융위·금감원 세부 가이드라인 발표)
  • 참여 컨소시엄: 8개 주요 은행 및 핀테크 기업 공동 발행 검토

시장에서는 안정적인 법적 테두리 아래 발행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CBDC보다 빠르게 도입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국내 가상화폐 거래량 중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약 35% 수준이며, 글로벌 주요 거래소에서도 원화 마켓 이체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제 사례 비교: CBDC vs. 스테이블코인

아래 표는 주요 국가별 CBDC 및 스테이블코인 추진 현황을 비교한 것이다.

구분CBDC 추진 현황스테이블코인 법제화 현황
중국디지털위안화 시범 운영(선전·쑤저우 등)민간 발행 금지
미국연준 연구 단계(FedNow 서비스 확대)페북 리브라 법제화 좌초 이후 소극적
유럽연합(EU)디지털유로 연구 중(PoC 단계)EU 시중은행 발행안 논의 중
일본CBDC 시범 연구 중민간 스테이블코인 가이드라인 제정 계획
한국1차 테스트 완료, 2차 테스트 보류하반기 시행법안 기대

이 표에서 보듯, 중국과 일본 등은 중앙은행 주도의 CBDC를 적극 육성 중인 반면, 미국과 EU는 민간·공공 협력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은 글로벌 추세에 맞춰 CBDC 실험을 진행했으나, 이번 보류로 스테이블코인 중심으로 정책 우선순위를 전환하는 양상이다.


국내 금융시장 반응 및 투자자 동향

2025년 상반기 한국 증시는 디지털자산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다.

  • 코스피 상승률: 연초 대비 +30%
  • 마진거래 규모: 20.5조 원(레버리지 활용 증가)
  • 관련 종목 성과: 카카오페이(+45%), LG CNS(+38%), ME2ON(+52%)

그러나 CBDC 보류 소식이 전해진 6월 말에는 디지털 자산 관련주가 일시적으로 3~5% 하락하는 등 단기 변동성을 보였다. 반면,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대주인 은행·핀테크 종목은 평균 2% 상승하며 투자자 기대를 반영했다.


향후 전망 및 정책 과제

  1. CBDC 재개 여부: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성패에 따라 2차 테스트 재개 시점이 결정될 전망이다.
  2. 법·제도 정비: CBDC와 스테이블코인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분리·공동 운용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
  3. 민관 협력 모델: 은행·핀테크·기술기업 간 협업체계 구축을 통해 비용 절감 및 기술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4. 글로벌 연계: 디지털 위안화·디지털 유로 등과의 상호 운용성 확보 방안을 모색하며 국제 디지털 화폐 생태계에 참여해야 한다.

금융당국과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 정책의 밑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시장 수요·기술 역량·금융 안정을 종합 고려한 로드맵이 필수적이다. 특히, 대규모 인프라 투자 없이도 빠르게 확산 가능한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주도의 공공 인프라 성격인 CBDC를 어떻게 조화롭게 운영할지가 향후 한국 금융 혁신의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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