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서울의 배경과 정책 방향

서울제로마켓

서울시는 최근 몇 년간 ‘제로웨이스트 서울’ 프로젝트를 핵심 시책으로 내세우며, 일회용품 의존도를 낮추고 지속가능한 소비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제로마켓’이다. 이 사업은 초창기에는 소상공인 중심으로 제로웨이스트 매장을 지원해 왔으나, 2023년부터는 제로웨이스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까지 그 범위를 대폭 확대하여 총 250개소의 사업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소매점에 한정된 변화를 넘어, 친환경 제품 개발과 교육 분야까지 연계함으로써 서울 시내 전체의 자원순환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정책 방향은 점진적으로 증가해온 생활 폐기물 처리 비용과 자원 감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환경부 통계(2023)에 따르면 서울시 내에서 배출되는 생활폐기물 양은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지 못했으며, 특히 일회용 포장재 사용량은 팬데믹 이후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시는 2025년까지 일회용 폐기물 발생량을 약 25% 이상 줄이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러한 중장기 계획을 뒷받침하는 대표 정책이 바로 ‘서울제로마켓’이다. 실제로 서울제로마켓에 선정된 참여 매장이나 기업들은 보조금을 비롯해 역량 강화 프로그램, 마케팅 지원, 네트워킹 기회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음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단기 폐업률이 높았던 이전 제로웨이스트 매장들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2022~2024년 사이에 참여 이력이 있었던 매장에게는 재신청 기회를 부여하고 추가 지원을 제공한다. 이는 제로웨이스트 매장이 장기적으로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겠다는 시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 자원순환과 자료(2023)에 따르면, 리필스테이션 형태의 제로웨이스트 매장은 적은 이윤과 초기 비용 부담 탓에 안정적으로 운영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의 재정 지원과 소비자의 인식 개선이 조금씩 맞물려 가면서, 점차 사업 모델을 다각화하고 매장 운영 노하우를 축적해가는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은 상점과 제조 기업을 넘어 시민들의 생활 전반에도 영향을 끼친다. 다회용기 사용, 포장재 줄이기, 친환경 소재 도입 등은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진다. 예컨대 기존에는 간단한 생필품을 사도 플라스틱 포장재가 따라왔지만, 요즘은 다회용기나 종이 포장 등 재활용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매장이 점차 보편화되어 가는 추세다. 결과적으로 제로웨이스트 운동이 ‘특별한 소수의 실천’에서 ‘일상적 소비 행태’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과 시민 의식, 그리고 기업의 혁신이 삼위일체로 결합되어야 한다. 서울시는 이 점을 인식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함께 협업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다.


서울제로마켓의 주요 지원 내용과 기대효과

서울제로마켓 사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제로웨이스트 제품·서비스 개발 기업’에 대한 지원이다. 기존에는 소매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 초점을 두었으나, 올해부터는 제로웨이스트 상품을 개발하거나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주체까지 대상에 포함시켰다. 총 30개 기업이 선정되면 각 기업별로 600만 원의 보조금이 지원되고, 이 외에도 사업설명회, 마케팅 강연, 국내외 제로웨이스트 트렌드 공유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이는 사업 초기에 나타나는 자금 문제와 시장 분석의 어려움을 해소해주어, 다양한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를 빠르게 시장에 안착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제로웨이스트 매장의 경우, 이미 참여 이력이 있는 180개소 매장에는 각 190만 원을, 신규로 선정되는 40개소 매장에는 각 250만 원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이 보조금은 주로 인테리어 개선, 친환경 포장재 마련, 재고 관리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에 사용되어 매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된다. 실제로 재사용 용기 비치 및 위생 관리를 위한 전문 장비 구비 등은 초기 투자 비용이 제법 큰 편이다. 따라서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시의 보조금이 매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필수적인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시는 제로마켓 브랜드 현판, 참여 매장 지도, 네트워킹데이 개최 등을 통해 참여자 간 노하우를 공유하고 공동 마케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가령 특정 지역에서 다회용기 세척 시설을 공유하거나, 온라인으로 함께 프로모션을 펼치는 등 운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협력이 가능해진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신뢰도 높은 ‘공식 참여 매장’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매장 방문이 증가하고 매출로도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지원이 단기간에 완벽한 성과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제로웨이스트 시장 규모 자체가 아직은 성장 단계에 있으며, 소비자 인식도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부분이 있다. 환경부 자료(2023)에 따르면 아직 전체 소비자의 35%가 “가격 부담”을 이유로 제로웨이스트 매장 이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시민들의 환경 의식이 점차 높아지고, 정부 및 지자체의 제도적 뒷받침이 공고해질수록 이러한 한계는 점차 극복 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2025년까지 이어지는 서울시의 지원 사업을 통해 제로웨이스트 업계 전반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소비자의 관심이 꾸준히 유지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제로웨이스트가 서울의 새로운 상권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있다.


제로웨이스트 매장 및 기업 운영 실태: 데이터로 본 현황

제로웨이스트 매장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 확립’이다. 기존에 운영되어 온 대부분의 제로웨이스트 매장은 소규모 리필스테이션 형태로, 제품 종류가 제한적이고 초기 비용 대비 수익 창출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 아래 표는 서울시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지원한 제로웨이스트 매장 수와 1년 내 폐업률을 요약한 것이다.

연도지원받은 매장 수1년 내 폐업률(%)비고
20195020.0사업 초기 단계
202010018.0코로나19 확산 영향
202112015.0리필스테이션 확산 시기
202213014.6네트워킹 지원 강화
2023100*10.0신규 모집 및 재지원

*2023년은 상반기 모집 기준

위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지원받는 매장 수는 해마다 변동이 있었으며 2023년 상반기에는 신규 참여 매장이 한시적으로 줄었으나 재지원 대상이 꾸준히 합류하면서 폐업률이 10%까지 낮아졌다. 이는 서울시의 지속적인 보조금 지원과 함께, 시민들의 제로웨이스트 매장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대가 매장 운영 안정성 향상에 기여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나아가 2025년까지 총 250개소를 새롭게 발굴해낼 목표를 감안하면, 향후 관련 시장 규모가 한층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로웨이스트 제품·서비스 개발 기업 쪽으로 눈길을 돌려보면, 디자인과 제조 분야에서 다양한 혁신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예컨대 천연소재를 활용한 고체 세제나, 재활용 플라스틱을 원료로 한 용기 제작 기술 등은 소비자의 호응을 얻으며 시장성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다만 R&D 비용과 마케팅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는 기업별 600만 원 보조금과 더불어 마케팅 강연, 전문가 자문 등을 제공해 개발 및 판로 개척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해 시범 판매를 진행하거나 소비자 피드백을 직접 수렴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면서, 제품 혁신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정책적 지원과 시민 참여: 장기적 관점의 필요성

제도적 지원이 아무리 강화되어도, 궁극적으로 제로웨이스트 문화를 정착시키는 핵심 요소는 시민들의 참여 의지다. 소비자들은 친환경 제품과 매장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가격 및 편의성 문제로 인해 여전히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서울시의 2023년 환경 의식 조사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 중 72%가 “제로웨이스트 매장을 이용해 본 적은 있으나 지속적으로 사용하진 않는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다른 매장 대비 가격이 높다는 점이었다. 또한 제로웨이스트 제품 자체가 상대적으로 제한된 유통경로를 통해 판매되고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러한 관점에서 서울제로마켓이 추진하는 ‘분야·권역별 만남’ 프로그램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기업, 소상공인, 교육 단체 등이 협력하여 특정 지역 내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는 매장을 육성하고, 인근 주민들이 손쉽게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 차원의 재정 지원뿐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와의 긴밀한 협력, 온라인 홍보 강화, 기업 간 정보 교류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온·오프라인 홍보 채널을 적극 활용하여 제로웨이스트에 관한 시민들의 인식을 높이고, 정책 참여를 독려하고자 한다.

또 한 가지 눈여겨볼 부분은, 기존의 제로웨이스트 매장들은 주로 특정 취향을 가진 소비자 층에 한정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족 단위 소비자를 위한 체험 프로그램이나 학교 연계 교육 등으로 폭이 넓어지며, 사회 전반으로 제로웨이스트 문화가 확산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 진행되는 2025 서울제로마켓 참여자 모집은 사회·경제·교육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주체들을 포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친환경 캠페인을 넘어, 시민 참여형 자원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서울시의 장기 비전을 구체화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향후 전망과 참여 방법: 지속가능성을 위한 도전

현재 ‘제로웨이스트 서울’ 프로젝트는 5년 차를 맞이하며, 그동안 400여 개소의 온·오프라인 제로웨이스트 매장, 리필스테이션, 찾아가는 마켓 등을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미선 서울시 자원순환과장은 2023년 공식 발표를 통해 “앞으로도 제로웨이스트 매장이 자생력을 키우고 지속가능한 매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일회용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행된다면, 서울은 국내 대표 ‘제로웨이스트 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게 될 것이다.

이번 서울제로마켓 참여자 모집은 20일까지 진행되며, 2025 서울제로마켓 누리집(예: https://zeromarket.seoul.go.kr)을 통해 접수받는다. 신청 자격은 서울 소재 기업·소상공인·대학·단체 등으로 폭넓게 열려 있으며, 분야별 복수 지원도 가능하다. 제로웨이스트 제품·서비스 개발 기업은 물론, 소분·리필 운영, 다회용기 도입 등 다양한 형태의 매장이 지원 대상이다. 선정된 사업자는 보조금 이외에도 브랜드 현판, 공동 마케팅, 전문가 자문 등 다채로운 혜택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다질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제로웨이스트 산업은 단순히 환경 보호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경제 영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는 추세에서,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개발하는 기업들은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매장 운영 측면에서도 다회용기 순환 시스템이나, 온라인-오프라인 통합 고객 관리 솔루션을 도입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제로웨이스트 문화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핵심이다. 정책적·제도적 지원은 하나의 출발점일 뿐, 결국 일상 속 습관 변화와 가치 소비 문화가 자리 잡아야만 실제 효과가 나타난다. 따라서 관심 있는 시민들은 가까운 제로웨이스트 매장을 방문하거나, 필요한 제품이 있다면 관련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며, 더 나아가 본인이 속한 커뮤니티에서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을 전파하는 데 동참할 수 있다. 이처럼 행정, 기업, 시민이 삼위일체로 움직일 때, 일회용 폐기물이 일상에서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나아가 지속가능한 도시 생태계가 실현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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