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한강’ 개요 및 1차 실거래 실험 현황

한국은행은 2025년 4월부터 7개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BNK부산)과 함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거래 실험인 ‘프로젝트 한강’의 1차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이 테스트는 기관용 CBDC를 은행들이 예금토큰 형태로 전환하여 일반 소비자가 실제 결제에 사용하는 구조로, 누적 참여 소비자는 약 10만 명에 달한다.
표 1. ‘프로젝트 한강’ 참여 은행 및 주요 내용

은행명역할참여 인원(소비자)기간
KB국민은행CBDC 인프라 구축·운영약 10만 명4월~6월 말
신한은행예금토큰 발행·결제 테스트
하나은행UX/UI·API 연동·보안 점검
우리은행소비자 온보딩·고객지원
NH농협은행농촌 지역 테스트·실거래 지원
IBK기업은행기업 간 B2B 결제 시나리오 검증
BNK부산은행지역별 분산 테스트·모니터링

위 실험은 한은이 기관용 디지털 통화를 발행하고, 참여 은행들이 이를 일반 예금 토큰으로 전환해 소비자 결제에 활용하는 구조다. 1차 테스트 종료 시점인 6월 말까지 안정적인 운영을 목표로 했으나, 후술할 요인들로 인해 2차 테스트는 잠정 보류되었다.


2차 실험 보류의 주요 원인

1차 실험 완료 직후 한은은 2차 실험을 연내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6월 26일 금융권 비대면 회의에서 잠정 중단을 통보했다. 그 배경에는 다음 네 가지 핵심 요인이 있다.

  1. 비용 부담 가중
    참여 은행들은 인적·물적 투자 부담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2차 테스트에서 요구되는 기술·보안·인프라 비용이 1차 대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한은은 “2차 테스트 비용의 절반 이상을 부담하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은행권 반발은 가라앉지 않았다.
  2. 장기 로드맵 부재
    상용화 시기·범위·정책 방향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해 은행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지연되었다. 테스트 성공 이후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화 방안이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가장 컸다.
  3. 예금토큰·스테이블코인 간 혼선
    한은이 ‘예금토큰’이라는 명칭만 다를 뿐 사실상 스테이블코인과 유사하다고 강조해 왔으나, 법제화 단계에서 CBDC와 민간 스테이블코인의 경계가 모호해지자 혼란이 가중되었다.
  4. 법률·정책 불확실성
    현재 국회에 발의된 ‘디지털자산 기본법’에는 민간 기업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이로 인해 CBDC와 민간 스테이블코인의 역할 중복 우려가 발생했고, 한은은 “법제화 등 불확실성 해소 후 재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복합적 요인으로 2차 실 거래 테스트는 연내 보류, 법제화 진전 상황을 지켜본 뒤 재론의 기회가 마련될 전망이다.


은행권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준비 가속화

2차 CBDC 테스트의 보류 결정 이후, 은행들은 독자적인 ‘스테이블코인’ 사업 모델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은행 컨소시엄 구성: 주요 시중은행들이 공동 합작법인을 설립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는 구상.
  • 비은행업체 협력: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Hashed)는 주요 금융지주사와 협의 중이며, 법제화가 확정되면 선제적으로 사업을 개시할 방침이다.
  • 내부 태스크포스(TF) 가동: 대형 은행들은 디지털 자산 전략 TF를 통해 법·기술·마케팅 시나리오를 수립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디지털 금융 주도권’을 민간 부문으로 이관시킬 가능성을 높이며, 동시에 CBDC와 스테이블코인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될 조짐을 보인다.


정책 환경 변화와 입법 동향

2025년 하반기 국회는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처리할 예정이며, 이 법안은 다음 사항을 담고 있다.

항목주요 내용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원화 연동 민간 스테이블코인 발행 근거 마련
발행 주체 요건금융회사·지주사 등 법정 발행 자격 규정
소비자 보호 장치예치금 감사·준비금 비율·준비금 보관 방식 등 의무화
감독·검사 권한금융당국의 발행사 감독 및 벌칙 조항
CBDC와 민간 토큰 구분 기준기능·역할·법적 지위 차별화 방안 제시

현 법제화 단계가 완료되면, CBDC 2차 실험 재추진 여부는 물론이고, 민간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 시점 또한 명확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동향: CBDC vs 스테이블코인

구분CBDC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중앙은행 (공공)민간 기업·금융기관 (민간)
가치 연동법정화폐 1:1 고정법정화폐 또는 자산 바스켓에 연동
목적금융 안정성·정책 수단·결제 효율화탈중앙 결제·디파이 연계·글로벌 송금
사례중국 디지털 위안화(e-CNY), 바하마 샌드달러(SCBDC)USDT(테더), USDC(서클), GUSD(골든게이트)
법·감독금융당국 직접 감독증권·전자금융거래법 등 별도 감독

글로벌적으로는 중국·바하마·유럽연합 등이 CBDC 시범 운영을 확대 중이며, 미국·일본 등은 민간 스테이블코인에 보다 우호적인 규제를 도입하는 추세다. 한국도 이 두 흐름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1. CBDC 테스트 재개 시기: 디지털자산 기본법 통과 직후 2026년 초 재논의 가능성.
  2. 민간 주도 스테이블코인 시장 성장: 은행권과 블록체인 기업 협업 프로젝트가 하반기 본격화될 전망.
  3. 경쟁 구도 심화에 따른 사용자 편의성 제고: 다양한 디지털 화폐 옵션 간 비교·선택이 가능해지며 사용자 경험(UX) 중심 서비스가 부상할 것.
  4. 금융 안정성 리스크 관리 필요: 스테이블코인 과잉 발행 및 준비금 불안정성 우려에 대응하는 규제 체계 보완이 시급하다.

한국 금융권은 공공(CBDC)과 민간(스테이블코인) 디지털 화폐의 공존 모델을 모색해야 하며, 기술·제도·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유연한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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